정부가 ‘건설엔지니어링 발전방안(2020년 9월)’을 내놓은지 3년차에 접어들었다. 건설엔지니어링을 고부가가치산업으로 전환해 글로벌 경쟁력을 도모하겠다는 게 주요 골자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란 냉소적인 목소리가 주를 이룬다. 정작 미래를 책임져야 할 젊은 인력들마저 업계를 기피하는 게 현실이다.
끝을 알 수 없는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으로 올해 시장 환경도 녹록지 않아 보이지만, 업계는 어떻게든 돌파구를 찾기 위해 나름의 해법을 모색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 <e대한경제>가 주요 건설엔지니어링사 CEO들을 직접 만나 올 한해 핵심 경영전략과 산업 발전 방향 등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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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고속도로 민자사업 탄력…해외 민자시장 눈독
도로 BIM 시스템 ‘이지로드’ 개발 박차
[e대한경제=백경민 기자] “공공이든, 민자사업이든, 해외시장이든, 기술력을 바탕으로 모든 분야의 포트폴리오를 내실 있게 구성해 균형 있는 질적 성장을 도모하겠다. 엔지니어링업계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거듭날 것”
김종흔 서영엔지니어링 사장(대표이사ㆍ사진)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 올해야말로 서영엔지니어링의 저력을 다시금 보여줄 수 있는 적기가 될 것이란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서영엔지니어링은 지난해 1000억원대 수주 곳간을 채웠다. 목표치의 20%를 웃도는 성적표였다. 어느 하나 아픈 손가락도 없다. 모든 부서가 수주 목표를 달성하며 성장의 주축으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지난해의 경우 양적 기반을 다졌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며 “올해는 기술적, 질적 성장에 역량을 집중하고, 과거 서영엔지니어링의 저력을 드높이는 한해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목표치도 20% 이상 올려 잡았다. 전통적으로 강한 도로, 철도, 항만 등은 물론, 상하수도, 수자원 분야 사업까지 섭렵하겠다는 포부다. 상하수도 분야는 O&M(운영관리)에 무게를 싣는다. 대체로 사업 기간이 긴 만큼 안정적인 매출구조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여기에 올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이는 고속도로 민자사업의 결과도 주목하고 있다. 올 하반기 제3자 공고를 앞둔 ‘서울~양주 고속도로’와 ‘성남~서초 고속도로’ 등이 대표적이다. 2건 모두 서영엔지니어링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결과물이다.
‘하남~포천 고속도로’ 역시 현재 한국개발연구원 공공투자관리센터(KDI PIMAC) 민자 적격성 검토에 들어갔다. 이 도로는 2020~2021년 사이 건설ㆍ엔지니어링 기업이 국토부에 제안한 14건의 신규 도로사업 중 하나로, 올해 초 진행사업으로 결정됐다. 진행사업 6건 중에서도 가장 먼저 적격성 검토에 안착했다.
서영엔지니어링은 ‘서울~목포 고속철도’를 연장하는 개념의 ‘목포~제주 고속철도’에 대한 민자사업도 검토하고 있다. 서울에서 제주까지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될 것으로 판단하는 만큼 사업성이 충분하다는 게 김 사장의 생각이다. 여기에 현재 도로 사업 2건에 대한 개발도 추가로 이뤄지고 있다.
그는 “서울에서 김포공항으로 가 티켓팅한 뒤 제주에 도착하는 총 시간을 고려하면, ‘서울~제주 고속철도’의 경쟁력은 충분하다”며 “올해는 민자사업에 대한 성과를 바탕으로 서영엔지니어링의 기술력을 입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친 김에 해외 민자사업까지 도전할 계획”이라며 “아프리카 일대 항만 분야에 뛰어들어 부지 조성부터 배후 산업단지 개발까지 포함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 디지털화를 재촉 중인 정부의 발걸음에 대응한 BIM(빌딩정보모델링) 전략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서영엔지니어링은 10년 전 이미 BIM 조직을 꾸려 디지털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업계 최초 행보였다. 해외시장에서는 대우건설과 함께 카타르 이링로드(E-Ring Road) 프로젝트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2015년 3차원 전자표준도 개발에 따른 ‘BIM학회 기술상’을 시작으로, 최근 국토교통부의 ‘스마트건설 챌린지 2021 BIM SW Live 혁신상(항만 BIM 설계 자동화 기술 관련)’까지 거의 매년 BIM 관련 수상 실적을 쌓았다.
서영엔지니어링은 한걸음 더 나아가 도로 관련 BIM 시스템인 이지로드(가칭ㆍ한국형 토목 BIM S/W)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도로 설계에 있어 업계 BIM 표준 시스템으로 정착시키겠다는 포부다.
김 사장은 “이달 중순 임시버전을 선보인 뒤 연내 완성본을 공개할 계획으로, 정식 오픈은 내년 1월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앞으로 도로뿐 아니라 철도 분야 이지레일, 수자원 분야 이지워터 등 토목 전 분야에 걸친 BIM 로드맵으로 확장될 것”이라고 밝혔다.